챗GPT생성형 이미지.오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 예탁금이 다시 50조원대로 감소한 반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이 유입되며 일부 투자자들은 하락장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8일 기준 50조956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이 50조원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49조8986억원을 기록한 뒤 점차 늘어났다. 그러나 연말을 앞두고 자금이 줄어들어 50조원대로 쪼그라들었고,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활성화되면서 투자자 예탁금도 증가했다. 지난달 3일엔 58조231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은 단기성 상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217조7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와 비교하면 30.42%, 2월초 대비로는 12.98% 증가했다. 주식투자 대기자금으로 꼽히는CMA도 87조9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31일 이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성 상품, 증시 대기자금의 잔고가 높아지는 것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초와 달리 국내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윤 대통령의 탄핵 결정 여부 등 대내외 리스크에 휩싸이면서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전면 재개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단기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11월부터 금지됐던 공매도는 제도를 개선하고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오는 31일부터 거래가 허용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증시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로 증시가 하락할 것을 대비, 인버스ETF에 베팅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날 코스콤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하루동안 삼성자산운용의'KODEX200선물인버스2X'에는 102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주와 비교하면 925억원이 늘었다.'KODEX인버스' 또한 지난 19일 8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는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지난 19일'KODEX레버리지'는 1039억원,'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453억원,'TIGER코스닥150레버리지' 2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되도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대 공매도 재개 사례에서도 재개 직후 증시 방향성은 각기 달랐다. 금융위기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2008년, 2011년엔 각각 상승과 보합을, 2020년엔 하락 장세가 나타났다.
신민섭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넘어MSCI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부정적으로만 보기보다 합리적으로 주가 반영이 나타나기 위한 토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투자자들의 참여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가치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 선임연구위원도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해서 주가가 상승하지 않고, 공매도를 재개한다고 해서 주가가 하락하지도 않는다"며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공매도 전면 재개는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